그룹명/우아한 독설
잘 가버려 2010!
zamsi
2010. 12. 31. 14:31
징글징글한 2010년 이었다.
살기 어려웠지만 결국 그래도 잘 살아 남았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은 비굴하고 슬프다.
그래서인지 말에 가시가 돋고 글이 섬뜩하고 날카로웠다.
하지만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일을 자로 재고 살 순 없다.
그 점에 있어 나는 많이 부끄럽다.
올해도 마음 속 알량한 척도로 세상과 사람을 재단하며 찧고 희롱해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곁을 지켜주신 분들이 고맙다.
어려울 때, 등 빌려주신 분들이 아니면 견뎌내기 쉽지 않알을 터다.
양들이 그 혹독한 겨울 추위를 견뎌내는 까닭은
풍성한 털로 자신의 체온을 보존할 수 있어서가 아니라
등대고 붙어 서로의 온기를 지켜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해 동안 스스로가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손길이 되어 본 적이 있던가?
내년에는 빼빠 같은 강퍅한 성정부터 다스려야 하겠다.
헤어보니 올 한 해 5 만 명이 넘는 분이 볼품 없는 블로그를 찾아주셨다.
그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물은 위에서 아래로 끊임 없이 흐르지만
웅덩이를 만나면 가득 채워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흐르다 만난 물수렁이 너무 깊다.
고인 물이 썩어 문드러져 냄새가 고약하다.
물꼬를 트던지 하늘을 쩌렁쩌렁 울리는 장마비를 기다려야만 한다.
하지만 기다리는 단비는 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목 마른 놈이 우물을 파는 법이다.
내년에는 좁은 어깨 탓일랑 벗어 던지고 곡괭이라도 들던지 해야겠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 보자. 새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