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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zamsi 2016. 10. 4. 11:36



가을이면 예고된 바이러스 처럼

틈입하는 우울증.


이번 가을은 유난히 견디기 쉽지 않았다.

누구에게 내 놓고 말하기가 싫어

행여 틀킬세라 꽁꽁 싸매두었더니

덧이 난 모양이다.


무척 많이 아팠다.

서재에서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밤을 새웠다.


며칠 전, 기절할 만큼 폭음을 했다.

술병이라고 핑계를 대고

이틀을 내 방에 누워 외부와 나를 차단했다.

고립. 세상에 온전히 나 혼자인 것 같았다.

눈물이 났다.

울음 소리를 삼켜가며 베게가 흠뻑 젖도록 울었다. 


죽고 싶었다.  

죽음은 두렵지 않은데

죽음을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무서웠다.


어젯 밤, 친구를 만났다.

두런두런 살아 온 이야기를 나누는데

차마 아프다고 말하지 못했다.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느끼는 통증을

말하는 것이 덧 없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술에 취한 친구가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하소연했다.

그리고 울었다.


친구의 눈물을 보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꼈다.


"너도 힘들었구나..."


취한 친구를 집까지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


이제 정말 아픔과 헤어져야 겠다고 다짐했다.  

그게 뜻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새로운 계기가 필요하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문뜩 글이 쓰고 싶어졌다.

간절하게 간절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