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잠시동안

가을 소묘

zamsi 2016. 9. 7. 17:33



가을이 한 발자국씩 다가온다.

다시 또 하늘이 짙어지고

무단 시 겨울은 찾아올 테다.

 

그저 왔다가는 계절처럼

무심히 숱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렇게 스쳐 지나며

하루를 채우고 삶을 메워간다.

 

불가에서 말하는 인연은

도저히 끊을 수 없는 억겁이다.

설령 내가 죽더라도

원인과 결과는 연속되고 전복된다.

 

양자물리학 관점에서 보면

모든 분자는 결코 소멸되지 않는 환영(幻影)이다.

내 기억과 느낌 그리고 생각은

무한한 우주에 녹아든다.

 

지금 우리가 만나고 헤어지고

성내고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은

어쩌면 우연이라는 에테르가

억겁의 시간 속에 충돌하고 융합한

결정(結晶)일지도 모른다.

 

이미 정해진 인연 속에

아등대며 살아가는 인간의 나약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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