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잠시동안

상념의 책갈피

zamsi 2016. 10. 16. 15:53




   오래 걸었다.

   갈 곳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발길 닿는데로...


   길은 막힐 뿐 끝이 없었다.

   되돌아 걷다보면

   항상 새로운 길이 열려 있었다.


   이루고자 하는 것

   그리고 지금 내가 아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아는 것이 없었다.

   모두 한 줌 먼지였다. 

   번쇄한 상념을 털어내니

   지금의 내가 보였다



새 공책이 필요하다.

적고 지우고 또 써야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희곡 청탁이 들어왔다.

이 지랄맞은 가을 날, 눌어 붙은 우울증을

겨우겨우 떨궜더니 글을 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희곡을 쓴 것이 거의 10년 전이다.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작품을 놓고 일주일 째 궁리질만 하염없다.


원고 마감이 20여 일 남았다.

이제 써야 한다.

다시 불면의 밤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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