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걸었다.
갈 곳도 정하지 않고 무작정
발길 닿는데로...
길은 막힐 뿐 끝이 없었다.
되돌아 걷다보면
항상 새로운 길이 열려 있었다.
이루고자 하는 것
그리고 지금 내가 아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묻고 또 물었다.
아는 것이 없었다.
모두 한 줌 먼지였다.
번쇄한 상념을 털어내니
지금의 내가 보였다
새 공책이 필요하다.
적고 지우고 또 써야 한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희곡 청탁이 들어왔다.
이 지랄맞은 가을 날, 눌어 붙은 우울증을
겨우겨우 떨궜더니 글을 쓰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희곡을 쓴 것이 거의 10년 전이다.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른다.
작품을 놓고 일주일 째 궁리질만 하염없다.
원고 마감이 20여 일 남았다.
이제 써야 한다.
다시 불면의 밤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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