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우아한 독설

김구라를 위한 변명

zamsi 2009. 10. 22. 17:24

난 개인적으로 김구라라는 연예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사람에 대한 예의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난 예의를 사람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 갈  것이다. 이것은 순전히 내 개인적 생각이며 취향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김구라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까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얼핏 그의 과거를 들여다 봐도 김구라는 이름 없는 개그맨으로 출발하여 인터넷 방송 등 소위 말하는 밑바닥에서 빡빡 기다 늦게서야 빛을 본 사람이다.  


그는 소위 말해 잘 나가는 스타가 되었다. 그의 막말에 대해 나처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더 많은 사람이 그의 막발을 보면서 재미와 웃음 또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는 증거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폄하와 욕이 상품이 될 수도 있음을 난 김구라를 보면서 느낀다. 참 비인간적인 자본주의다.


하지만 어쩌랴! 난 내 취향이 존중 받고 싶듯이 타인의 취향 또한 존중한다. 그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응하며 타협하며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나는 믿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 기분이 팍 상하는 기사를 읽었다. 국감에서 진성호라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의 국회의원이 KBS 사장에게 김구라를 '빼' 라고 압력을 행사했단다. 기사를 읽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자본주의의 최고의 미덕은 개인의 자유다. 그런데 권력이 국민의 취향을 재단하려 한다. 


나는 연예인이 공인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슨 연예인에게 공적인 의무가 있다는 말인가? 연예인은 그저 자신이 가진 재주를 상품화하여 파는 유명인이다. 연예인은 자신의 상품가치가 떨어지면 당연히 도태되게 마련이다. 김구라는 자신이 가진 욕을 상품화하여 성공했다. 그것은 그가 내 뱉은 욕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철저한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논리이다.


김구라가 도태되는 것은 당연히 소비자의 몫이어야 한다. 그런데 왜 자본주의 국가에서 국가가 과도한 오버질로 개인의 상거래와 시장에 간섭하려 드는가? 


" 이런 사람은 빼" " 이런 영화는 안 돼" " 이런 오입은 하지 마" 


시바! 국민이 무슨 윤리시간의 학생인가?

왜 개인의 취향을 권력과 국가라는 이름으로 단죄하고 가르치려 드냔 말이다. 

참으로 MB치하에서 살아가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