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문순C 이야기

최문순 의원님께 드리는 편지

zamsi 2009. 10. 31. 15:22

최문순 의원님께

 

 

저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정치인 최문순 보다는 사람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정을 가진 당신이 더 좋습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많이 알겠습니까마는 멀리서, 때로는 가까이서 뵌 당신은 정치인이라기 보다는 기분 좋게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큰 형님 같은 분이었습니다.


많은 정치인들이 이미지를 먹고 삽니다. 그리고 정치인에게 이미지는 중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정치인의 이미지는 쉽게 만들어 질수록 쉽게 허물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가 당신을 오래 알지도 많이 알지도 못하면서도 그냥 덧없이 좋아하는 까닭은 당신에게서 오래 묵은 포도주 같은 곡진한 향취를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이미지를 만들기보다 더디고 힘들고 어렵지만 차곡차곡 진실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국회의 단상 보다는 치열한 거리가 훨씬 더 어울리지 모릅니다. 거리에 서 있는 당신은 정치인이면서도 정치인이 아니었습니다. 군내 나는 얄팍한 생각을 미리 들켜버리는 정치인이 아니라 당신은 그저 묵묵히 아무런 강요도 없이 시민의 편에 서 있습니다. 의지할 만한 정치인이 별로 없는 요즘 당신이 서 있는 그 모습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히 당신께 이제 그만 거리를 떠나 국회로 들어가시라 말씀드립니다. 지금 우린 너무 힘들기 때문입니다. 꼭 당신이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너무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힘듭니다. 어렵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정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명분입니다. 명분이란 국민의 뜻입니다. 그렇게 보면 정치란 무릇 국민의 뜻을 받들어 국민을 편안케 하는 일일 것입니다. 


당신께서 내 던진 의원직 사퇴서는 국민의 뜻이 올바르게 집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믿음 때문 이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당신의 결단은 실천하는 양심이었습니다. 당신이 보여주신 행동에 우리가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결국 헌재가 법을 어기고 말았습니다. 법을 최종적으로 심의하는 헌법재판소가 스스로의 존립 근거를 상실해 버린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빼앗긴 법의 권위와 정당성을 싸워서 지켜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악법도 법이지만 그 악법마저 올바르게 집행되지 않는다면 법을 집행하는 세력과 싸워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는 우리를 믿고 대변하며 치열하게 몸을 던질 선장이 필요합니다. 법을 만드는 현장에서 우리를 대신해 악법을 저지해 나갈 투사가 필요합니다. 당신은 우리의 투사입니다. 우리를 위해 국민을 위해 싸워주셔야 합니다.


최문순의원님 감히 말씀드리건대 정치의 명분은 의원님의 사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당신이 사직서를 내 던진 명분처럼 다시 국회로 들어오는 명분 또한 국민에게 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당신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시민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