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우아한 독설

조경태의 말대로 였다면 지금의 조경태는 없다.

zamsi 2010. 1. 12. 20:07

조경태 의원이 복귀 3인방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시작했다. 조경태는 역시 언론을  잘 읽는다. 조중동이 좋아할 이야기를 놓치지 않는다. 한나라당 텃밭에서 살아 남으려는 나름의 처세 일 테다.

 

조경태는 조중동이 가려운 곳을 정확히 긁어 준다. 이로써 내일 자 조중동은 기꺼이 그리고 신나게 조경태의 발언을 위해 지면을 할애해 줄 것이다. 추미애 사건부터 틈만 나면 엇박자 맞장구를 이심전심 쳐대니 조중동의 입장에서는 어찌 귀엽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런데 과연 3인방의 복귀가 정당하지 않은 정치 쇼에 불과한 것인가?  먼저 이 진의를 논하기 이전에 한나라당과 MB 정권이 불법으로 강행한 미디어법에 대해 최문순, 천정배, 장세환 이들 3인처럼 처절하게 투쟁한 국회의원이 있었나 따져 보자.

 

최문순의원이 불볕 뙤약볕에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명동거리를 돌며 미디어법 원천 무효 반대서명을 할 때 우리의 입바른 조경태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최문순의원이 화계사에서 미디어법 재협상을 기원하는  2만 배를 할 동안 국민을 입에 달고 사는 조경태는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스스로 호통경태를 자랑하고 다니던 조경태는 미디어법 반대에 그 어떤 허튼 기침이라도 내 놓은 적이 있었단 말인가!

 

 

 

 

사퇴의 진정성을 따지기 이전에 조경태는 단 한 번이라도 3인방이 눈물 겹도록 실천해 온 투쟁에, 동지로서의 애틋함을 표현한 적이 있던가? 따뜻한 말 한마디는 고사하고 조경태는 3인방에게 사퇴의 약속을 지키라고 일갈하고 있다.  국민과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다. 아주 명료하고 쿨하다. 과연 그런가?

 

노무현 대통령은 의원직 사퇴를 두 번 제출했다. 한 번은 1989년 5공 청문회가 당시 민정당의 반대로 무산위기에 몰리자 국회의원직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사직서를 던지고 잠적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은 1990년 7월 3당 합당에 반대하며 김정길·이철 의원과 함께  의원직을 던짐으로서 국회에도 양심을 가진 의원이 있음을 알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의원직 사퇴는 온몸으로 불의에 항거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이러한 대통령의 자신을 던지는 정치적 진정성이 쌓이고 쌓여 대통령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조경태의 말 그대로를 적용하여 그 때 대통령께서 사퇴를 하고 정치를 그만두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의 마음에 항상 남아 있는 영원한 지도자는 만들어 질수도 없었을 뿐더러 15대 노무현 국회의원의 비서 조경태도 탄생할 수 없었다. 물론 그랬다면 당연 지금의 조경태도 없다.

 

조경태 의원이여! 3인방을 꾸짖기 이전에 3인방이 보여 준 뜨거운 투쟁과 노력부터 배워라. 아무리 텃밭이 힘들다고 해서 텃밭을 일굴 생각을 해야지 밭을 팔아 먹을 생각만 하면 정치인으로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세상을 너무 쿨하게만 살아 온 것 같은 2선  조경태 의원을 위해 안도현의 시 한 귀절을 소개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