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zamsi bon cinema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zamsi 2009. 8. 3. 08:51

봄은 서럽다.

흐드러지게 게워 낸 꽃잎의 흔들림 속에는

차가운 겨울의 아픔이 묻어 있다.



화양연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



추억이 아름다운 것은 지나버린 과거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현실에 대한 회한 때문만도 아니다.



삶의 아름다운 시절은 봄에 피어나는 꽃과 같다.

해마다 꽃은 피지만 우리는 과거의 꽃을 기억하지 못한다.



화양연화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누구에게나 슬플지도 모르겠다.



양조위의 그 선하고 깊은 눈동자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짙고 습한 홍콩의 밤거리를 무표정한 양조위가 걸어온다.

치파오를 입은 자태가 너무도 농염하여 숨이 막혀 버릴 것 같은

장만옥이 양조위를 스쳐지나 간다.



그 때 마다 가슴을 아리는 첼로의 선율이 흘러나온다.



두 사람의 비껴가는 운명과 같은 사랑.

장만옥이 토해내는 참을 수 없는 이별의 아픔에 눈시울이 젖어 드는 것은

나이를 먹은 징표이리라...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이 굳이 슬플 필요는 없겠다.

한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가슴 저미는 사랑하나 감춰두는 것도

그닥 나쁘지 않다.



출근 길 얇게 드러난 물빛 가지의 새순을 보면서

내 인생의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는가 되새겨 보았다.

그러자 문뜩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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