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zamsi bon cinema

드라마로 본 언론의 왜곡

zamsi 2009. 8. 3. 08:57

 

케이블 채널 폭스티브에서 "텍스터" 라는 외화 시리즈를 봤다.

'덱스터'는 미국 폭스 채널에서 만들어져 미국 드라마 부문을 발칵 뒤집은 화제작이다.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살인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덱스터라는 이름의 남자가 자신의 살인 본능을 활용(?)하는 방편으로 연쇄 살인마들만 골라 살해한다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덱스터는 어린 나이에 입양된다. 마이애미 강력반 형사인 그의 양아버지는 연쇄살인 사건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한 세 살 어린아이 덱스터를 입양한다. 하지만 양아버지는 덱스터의 내면 깊숙이 결코 치료될 수 없는 살인 충동이 감춰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의 양아들이 연쇄 살인범이 되어 전기의자에 앉게 될 것을 우려한 양아버니지는 그 때부터 자신이 자신이 습득해 온 완전 범죄의 모든 방법을 덱스터에게 훈련시킨다. 그리고 덱스터의 살인 충동이 조금이라도 좋은 세상을 위해 쓰이도록 교육한다.

덱스터는 양아버지로 부터 교육 받은 완전범죄의 방법과 자신의 살인 본능을 이용해 사회에서 법망을 피해 살아가는 연쇄 살인범과 범죄자들을 찾아내어 감쪽 같이 살해해버린다.

퍽이나 특이한 소재에 이야기의 얼개까지 잘 짜여져 12편이 끝나자 덱스터 폐인이 되어버릴 정도였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한 편으로 찜찜한 구석을 숨길 수 없다. 나의 과민 반응일지는 모르지만 폭력(살인)에 대해 법적인 절차가 아닌 개인적인 폭력을 이용해 사회악을 처단한해버린다는 점이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되집어 보면 현재 미국이 벌이고 있는 학살전쟁과 덱스터의 범죄 행각이 꼭 빼어 닮았다. 덱스터의 사회악에 대한 개인적인 심판을 보면서 시청자는 주인공의 범죄 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해 버린다. 또한 그의 범죄가 발각되지 않기를 바랄 뿐만 아니라 일탈된 범죄행위를 오히려 정의로 치환해 버린다.

미국은 세계 평화와 질서를 외치고 있지만 유엔법을 무시한 채 자의적으로 색칠한 악의 축을 상대로 가공할 폭력을 동원해 학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학살 범죄에 오히려 정당성과 정의감을 부여한다. 과도한 자의적 정의감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극 중 덱스터는 사회에 편입하지 못한 외로운 사람으로 그려진다. 왜냐하면 그의 사고 속에는 사랑, 동정, 죄책감과 같은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사회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덱스터는 가식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본능을 숨기고 사회에 기생할 뿐이다. 시청자는 운명과 같은 살인자의 고독한 아이텐티티를 보면서 한 없는 동정과 애정을 보낸다.

마지막 편에서 사회에 편입되지 못한 덱스터의 독백이 자못 슬프다.

"나는 모든 사람들의 어두운 꿈이다"

덱스터는 누군가 해야할 어두운 탈법을 자신이 대리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러한 탈법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믿는다. 연쇄 살인범의 처절한 변명치고는 사뭇 낭만적이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의 평화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우리의 어두운 꿈을 대신하려고 한다. 그 어두운 꿈은 전쟁과 학살이다. 미국의 자의적 정의감이 죄없는 인민을 살해한다. 그리고 그 어두운 미국의 꿈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며 동조한다. 참으로 위험한 언어도단이며 뒤틀린 진실이다.

아직 한국에는 미국이라는 덱스터를 갈망하는 세력이 너무 많다. 미국의 불법적이고 부정의한 범죄를 합법과 정의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점은 아직 이 땅에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부정의한 정의감을 색칠하는 언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덱스터가 너무 공고히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니 폭스 티브이도 미국의 우파를 대변하는 가장 극렬한 방송 중 하나다.

미디어 법의 날치기 파동을 보면서 언론의 왜곡이 가져 올 내일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우린 어쩌면 '덱스터'라는 또다른 이름의 언론이 저지르는 살인을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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