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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눈물

zamsi 2010. 12. 16. 19:41

 

 

이 글은 자주가는 커뮤니티의 게시판에서 지인과의 대화입니다.

 

댓글로 쓰려다 아무래도 좀 길어 질 듯 싶어 답글로 씁니다.

 

마침 작업하고 있는 책이 '복지국가에 관한 담론집' 입니다. 그러다보니 자료에 파 뭍혀 삽니다. 다미안님 말씀에 뭍어 아는 척 좀 합니다.^^ 다미안님 글에서도 나타나듯 신자유주의는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까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나라들을 강타했습니다.

 

신자유주의를 쉽게 설명하자면 말 그대로 자유스러운 경제, 자유스러운 무역을 말합니다. 모든 경제의 원리는 공급과 수요,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에 의해 운영될 때 가장 진보한다는 논리입니다. 물론 과잉공급과 과잉수요로 인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시장은 균형을 맞추며  그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지요. 애덤 스미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존 스튜어트 밀에 의해 체계화된 자유주의 논리가 현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정립된 것이 新자유주의입니다.

 

신자유주의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시작되어 영국과 세계 전체로 퍼져나갔습니다. 미국의 레이건 노믹스와 영국의 대처리즘은 신자유주의의 대표적 상징이자 시작입니다. 그렇다면 신자유주의 이전에는 어떠했을까요?

 

자본주의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로 시작하고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무르익으면서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문제가 드러나고 맙니다. 자본이 집중되다 보니 돈 있는 사람은 더욱 잘 살게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돈이 돈을 만드는 세상이라고나 할까요.

 

요즘은 양극화라고 하지요. 마르크스는 좀 더 어려운 말로 '빈익빈 부익부'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마르크스의 '사회주의'가 나타납니다. 사회주의 이론은 어렵기도하고 저의 알량한 지식으로 쉽게 풀이하기 어려워 패스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사회주의가 실천적 혁명을 내걸고 '공산주의'가 만들어지지요.

 

그렇다면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양극화 문제와 복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자유시장 경제란 양육강식을 말합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은 살아 남지만 지는 사람은 약자로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자유시장 경쟁에서 뒤 처지는 약자들이 많아지고 돈을 많이 가지는 사람과 적게 가지는 사람으로 분배가 불공평해지면 불만이 쌓이기 마련입니다.

 

자유 시장경제는 돈을 가진 사람은 사장 즉 자본가(부르조아)이고, 돈이 없는 사람은 노동력을 파는 노동자 즉 자본이 없는 무산계급(플로레타리아)으로 크게 양분됩니다. 문제는 노동자 즉 무산계급이 버는 수입과 사장 즉 자본가가의 수입이 너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분배의 불공평입니다. 그러다보니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가 갈수록 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공평,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쌓여지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되고 맙니다.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한 불만은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불평등이 깊어지면 소요가 일어나고 결국 그 사회는 혼란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사람들은 현명합니다. 저는 역사는 진일보한다는 말을 믿습니다.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 당연히 새로운 제도와 법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바로 수정자본주의 입니다.

 

수정자본주의는 자본주의에 사회주의의 이론을 살짝 곁들이는 것입니다. 케인즈라는 경제학자에 의해 크게 그 힘을 발휘합니다. 이를 또다른 '신자유주의 (뉴리버럴리즘) 이라고 합니다. 지금 맹위를 떨치고 있는 신자유주의는 학술적 용어로 네오리버럴리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번역상 뉴리버럴리즘과 네오리버럴리즘 모두 신자유주의가 되고 맙니다. 실상 그 내용은 엄청난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헷갈리니 여기서는 뉴리버럴리즘을 수정자본주의로 말하기로 하지요. 아무튼 수정자본주의는 영국과 유럽 그리고 미국에서 시작됩니다.

 

이 수정자본주의(뉴리버럴리즘)은 노동자의 권리를 위하여 노조를 인정, 노조활동 강화를 보장하고

복지를 강화합니다.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세금을 많이 걷을 수 밖에 없습니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국가가 돈이 많아야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펼 수가 있겠지요. 많은 세금은 국민의 안정망으로 이어져 국민연금, 국민의료보험, 실업급여 등 많은 사회보장제도가 갖추어 지게 됩니다.

 

" 무덤에서 요람까지" 라는 말은 당시 가장 크게 유행하던 말이었습니다. 가히 그 시절이 국민들에겐 천국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사회주의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의 옷을 입고 나타나는 나라도 있습니다. 북구 유럽 나라 중에  핀란드, 스웨덴, 룩셈부르크 등 작은 도시형 국가들입니다. 이 나라들이 취하고 있는 경제 정치적 체제(레짐)을 사회민주주의 즉 사민주의라고 합니다. 북구는 아직도 세계 최강의 복지를 자랑합니다. 많은 국가의 이상향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70년 대에 들어서면서 세계적으로 경제적 침체기가 시작됩니다. 오일쇼크 때문이라는 설도 있고, 금융시장의 한계라는 (쉽게 말하면 만들어 낼 재화 즉 돈이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는) 의견 등 수 많은 견해가 있습니다.

 

그 중에 가장 크게 부각된 이론이 바로 신자유주의(네오리버럴리즘)입니다. 정부의 규제와 과도한 복지, 자국 경제보호를 위한 관세 등이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신자유주의(네오리버럴리즘)은 수정자본주의(뉴리벌럴리즘)을 배격합니다.

 

그들은 과도한 복지와 세금이 경제를 망친 원인이라고 진단합니다. 영국의 탄탄한 복지제도를 '영국병'이라는 이름으로 대수술을 단행합니다. 대처는 영국의 의료보험마저 손을 대려고 했지만 완강한 반대에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과도한 복지가 노동자의 일할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규정해버립니다. 복지란 국민들 스스로 일해서 만들어야할 대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어떻게 보면 합리적인 생각입니다. 자신의 먹거리와 미래는 스스로 만들라는 것이지요.

 

신자유주의는 그동안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왔던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정부에서 운영되었던 국영기업은 민영화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철도, 운송, 우편 등은 막대한 돈(자본)이 있어야 운영되며 그렇게 큰 돈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국가입니다. 자본의 논리상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에 돈을 투자할 기업은 없습니다.

 

하지만 철도와 우편 도로, 항만 등은 투입되는 막대한 투자비용에 비해 수입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만약 기업이 투자하여 이익을 내려면 아주 값 비싼 운임료와 비용을 인민이 지불해야 합니다. 국민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비싼 운송료 등은 기업을 경영하는데 문제가 됩니다. 물류비 등은 상품을 만들고 원자재를 옮기는 등의 원가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상품이 비싸지고 비싼 상품은 시장에서 경쟁력을 약화시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비용이 많이 투자되는 산업들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운영해왔습니다.

이를 국가기간산업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철강, 철도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손해를 봐도 국가에서 세금으로 메꾸어 왔던 것이지요.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기간산업 역시 시장의 논리에 맡겨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때문에 많은 국영기업들이 민영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최소한의 시장의 개입과 모든 시장경제는 철저하게 자유롭고 공평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때문에 신자유주의는 작은 정부를 지향합니다. 시장에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시장에 개입해서는 안되며 기업과 시장을 규제하는 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시장의 논리에 맞게 세금을 적게 거두어야 하며 정부는 기업이 자유스러운 이윤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감세 정책입니다. 한나라당이 감세정책을 주장하는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이번 예산에서 한나당이 복지비를 대폭 삭감한 배경의 밑바닥에는 신자유주의가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감세정책은 바로 복지를 어렵게 만들어 버립니다. 도원님의 말씀처럼 세금이 많은 나라는 빈민이 적습니다. 세금을 많이 걷는 다는 것은 그 만큼 국민을 위해 많이 쓴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쓸 돈이 없는데 제대로 된 복지가 이루어지기 힘듭니다.

 

또한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시장의 공평은 기실 불공평을 전제한 논리입니다. 예컨데 100 m를 9초대에 뛰는 우샤인 볼트와 20초에 가까운 저 같은 사람을 공평이라는 전제를 깔고 대결시킨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요? 당연히 게임이 안 됩니다.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이마트의 '반값 피자', '신세계의 홈플러스' . 이 모든 것이 신자유주의가 말하는 자유시장 경제의 결과물입니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약자를 지켜주지 못하니(규제하지 못하니) 자본이 풍부한 기업, 우사마 볼트 같은 선수들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지요. 점점 더 돈 많은 재벌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돈 없는 서민은 패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게임입니까?

 

하지만 신자유주의는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전세계에 퍼지게 됩니다. 아니 강압적으로 강권 당했다고 해야 옳습니다. 가난한 나라는 돈이 없으니 세계 은행이라고 불리는 IMF 등에서 돈을 빌리게 됩니다.

한국이 받은 구제 금융은 한국이 IMF에 돈을 빌린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단서를 답니다. 경제 체제를 신자유주의에 맡게 고쳐야 한다는 단서 조항에 동의해야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한국은 IMF로 인해 경제 체제를 신자유로 고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업의 원할한 사업을 위해서 노동자를 자유롭게 해고 시킬 수 있으며 (구조조정), 국가는 금융시장에 대해 간섭하지 못하며(금융자유화), 국영기간 산업은 민영화한다. (한국통신, 코스코 등 민자매각)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로 인해 수 많은 실직자가 탄생하고 이 실직자들은 비정규직이 되었습니다. 100만원 짜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을 태워가며 제발 좀 함께 먹고 살자고 울부짖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은 자유롭게 된 반면 위험을 줄이기 위해 기업 융자보다는 안전한 담보대출로 방향을 바꾸어 아파트 값을 천정부지로 올려 놓는데 공신이 되었습니다. 집값 폭등으로 건설사만 폭리를 취하고 대부분은 은행 빚쟁이가 되어 고가의 집을 깔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집을 사지 못한 서민들은 덩달아 오른 전세값으로 점점 더 외곽으로 밀려나고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서민을 빈민으로 만들어 내쫓고 삶의 터전을 지켜려던 사람들은 불에 타 죽었습니다.

 

또한 금융시장의 개방과 자유화는 부실 금융사의 몰락과 적대적 합병으로 인해 외환은행 헐값 매각, 세계를 강타한 리먼사건이 발생을 초래하였습니다. 주식은 오르지만 외국의 투기자본으로 개미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오른 주식으로 재벌들은 더 자산가치가 높아지지고 구조조정으로 인한 비정규직의 착취로 천정부지의 수익을 올리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기업이 성장한다고 해도 결코 직원을 새롭게 뽑지 않습니다.

 

조금 어려운 말로 고용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는 젊은이들이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업의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갈수록 일자리가 줄어들기 때문이며 이는 세계적 추세입니다.

 

가난의 대물림, 비정규직 양산, 대책 없는 실업,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몰락. 이 모든 것이 신자유주의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현재 한국의 현실입니다.  

 

그 나마 한국은 IMF를 잘 견녀 낸 국가에 해당합니다. 아직 거기에 따른 연구 결과가 없지만 김대중 정부의 역할이 큰 몫을 해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김대중 정부는 IMF가 내 건 조건을 거의 동의했지만 계약체결을 다시할 정도로 분명한 원칙을 지켰습니다. 또한 사회복지를 강화하여 실업급여 등 폭지 예산을 대폭 늘이고 사회안정망을 강화했습니다. 참여정부 역시 국민의 정부의 노선을 이어받아 기초노령연금제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했습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이 그나마 신자유주의 한파에서 우리를 지켜 낸 최후의 보루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에 비해 어쩔 수 없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 모든 나라는 앞서 말씀 드린 극단적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동남아와 아프리카 다미안님이 말씀하신 아르헨티나 등 거의 모든 나라들의 경제가 악화되었습니다. 반면 신자유주의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은 중국과 브라질, 인도 등은 신흥 경제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은 상위 0.1%가 미국 전체 수입의 10%를 넘게 가져간다고 합니다. 신자유주의 본토인 미국과 영국이 이럴진대 하물며 가난한 나라들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렇다면 왜 미국과 영국 등 소위 잘 사는 나라들은 신자유주의를 고집했을까요? 강자의 논리입니다. 강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논리이기 때문입니다. 부자들은 더 잘 살 수 있기때문입니다. 그들만의 이익을 위해서 입니다. 그 결과 신자유주의를 받아 들인 대부분 약소국의 가난한 나라들은  글로벌기업이라는 이름의 대기업 노예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서서히 신자유주의 논리를 거두어 들이고 있습니다. 오바바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기적의 이유 중 하나가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한 민심 이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국적으로 미국은 신자유주의를 폐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것이 역사입니다. 처음에 말씀 드린 것 처럼 저는 역사의 진보를 믿습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신자유주의가 시작된 국가들이 스스로 신자유주의를 폐기하고 있는 추세에 여전히 신자유주의의 원리를 마치 복음처럼 껴 앉고 맹신에 가까운 믿음으로 밀어 붙이고 있는 한국의 상황입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심을 넘어서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 이유는 피해가 결국 고스란히 가난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P.S

정말 글이 이렇게 길어질 지는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쓰다보니 이렇게 되었군요.

그냥 짧은 댓글로 시작한 글이 너무 과도하게 깊이 나가버렸습니다.

재미는 없지만 세상 사는 일 중에 하나라 생각하시고 이해를....

작심없이 쓴 글이라 생각이 고르지 못하고 두서가 없이 들죽날죽 합니다. 양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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