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아빠의 출산보조기 지난 일요일, 원고 마감 날이다. 때려 죽여도, 월요일 아침까지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밤을 꼬박 새웠다. 입안이 깔깔하다. 아내가 눈을 뜨자마자 병원을 가야겠단다. 지난번 병원에 갔을 때 의사는 일요일까지는 넘기지 말자고 했다. 벌써 예정일을 나흘이나 넘긴 상태다. 입버릇처럼.. 그룹명/잠시동안 2011.02.15
잘 가버려 2010! 징글징글한 2010년 이었다. 살기 어려웠지만 결국 그래도 잘 살아 남았다. 죽지 못해 사는 삶은 비굴하고 슬프다. 그래서인지 말에 가시가 돋고 글이 섬뜩하고 날카로웠다. 하지만 어느 시인의 말처럼 세상의 모든 일을 자로 재고 살 순 없다. 그 점에 있어 나는 많이 부끄럽다. 올해도 마음 속 알량한 척.. 그룹명/우아한 독설 2010.12.31
지나간 시절 난 이 십대를 거의 연극에 미쳐 살았다. 대학에 가서 시작한 연극이 내 삶의 전부가 되어버린 것이다. 친구도 선배도 후배들도 나를 '연극에 미친 놈'이라고불렀다. 연극은 내 삶의 철학이었으며 우주였다. 하시라도 연극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다. 길을 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똥을 누면서도 심지.. 그룹명/잠시동안 2010.12.19
신자유주의의 눈물 이 글은 자주가는 커뮤니티의 게시판에서 지인과의 대화입니다. 댓글로 쓰려다 아무래도 좀 길어 질 듯 싶어 답글로 씁니다. 마침 작업하고 있는 책이 '복지국가에 관한 담론집' 입니다. 그러다보니 자료에 파 뭍혀 삽니다. 다미안님 말씀에 뭍어 아는 척 좀 합니다.^^ 다미안님 글에서도 .. 그룹명/잠시동안 2010.12.16
한명숙의 눈물 오늘 서초동 법원에 다녀왔다. 한명숙 총리의 첫 공판이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한명숙 사건이 끝난 줄 안다. 지난 번 무죄로 모든 사건이 끝나 버린 줄 알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위중하고 위태롭다. 무죄로 결판 난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 그룹명/우아한 독설 2010.12.06
나는 '좌빠'다! 얼마 전 동네에 아는 지인 한 명과 대화 중 그는 나를 '좌파'라고 말했다. 난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좌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좌빨이라는 혐오스러운 손가락질이 두려워서가 아니다. 나에게는 좌파란 헌신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좌파는 따뜻한 사람들이다. 좌파.. 그룹명/잠시동안 2010.12.06
우리에게 좋은 날이 되었네 어제, 밥상을 앞에 두고 아내와 작은 말다툼이 벌어졌다. 베란다로 따사롭게 여며드는 햇살을 보면서 아내는 아무런 작심도 없이 한 마디 툭 내 뱉었다. " 거실까지 햇살이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 " 난 그 말의 의미를 안다. 아내는 입버릇처럼 좀 더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고 말해 왔다. 생각.. 그룹명/잠시동안 2010.11.26
zamsi bon INDIA 2. 불안한 이방인 ▲ 인도 여행 둘째 날 ▲ 델리 시가지에 있는 개선문 새벽녘 간신히 잠들었지만 이내 깨고 말았다. 옆 방의 텔레비전 소리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요란한 인도 음악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벌떡 일어났다. 기억나지도 않는 잡스러운 꿈을 꾼것 같다. 그리곤 이내 내가 인도에 와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그룹명/잠시본곳 2010.11.23
zamsi bon INDIA. 1. 푸른 터번의 사나이 ▲ 동 트는 커주라호의 아침 들판. 인도를 다녀 온 지 거지 두 해가 흘렀다. 늦게 여행기를 올리는 까닭은 첫째는 게으름이며 둘째는 나름의 애닯은 사연 때문이다. 장 기간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여행을 다녀오면 무기력증과 비슷한 우울증을 겪곤한다. 가슴 일렁이는 여행의 환상에서 미처.. 그룹명/잠시본곳 2010.11.12
지리산을 다녀오다. 여독이라고 해야하나? 2박 3일은 짧은 지리산행 끝에 다음 날 약속이 잡혀 있어 파주 심학산까지 다녀왔더니 끝내 쌓였던 피곤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근 이틀을 구둘짱에 누워 헤롱헤롱 잠만 잤다. 이번 지리산행은 머쓱할 정도로 여유있고 넉넉했 했다.높은 봉우리는 거의 차로 올랐고 그 나마 다리가.. 그룹명/잠시본곳 2010.11.10